본 고장인 프랑스 남서부에서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말벡(Malbec) 포도는 남아메리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말벡 포도를 사용하여 자두와 제비꽃 향이 나는 어두운 진홍색 와인이 생산되곤 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말벡은 보르도(Bordeaux) 지방에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블렌딩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보르도의 재배 지역은 건조한 날이 거의 없고 충분히 따뜻하지도 않아서, 1960년대 초 극심한 서리 피해를 입은 후 기존의 수많은 말벡 포도 나무는 서리에 강한 신품종 메를로(Merlot) 나무로 대체되었습니다. 현재 “블랙 와인(vin noir)”이라는 라벨을 붙일 만한 말벡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은 까오르(Cahors) 인근의 건조한 고지대 석회암 지역이 유일합니다. 프랑스산 말벡은 루아르(Loire) 일부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갸메(Gammay)품종의 큐베(cuvée)와 두 가지 품종의 까베르네(Cabernet)가 함께 블렌딩됩니다 . 말벡은 미국, 칠레, 호주, 이탈리아, 남아프리카, 스페인, 스위스 등지에서 소규모로 재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릅니다. 이 곳 안데스 산맥 기슭의 24,000 헥타르 규모의 토지는 말벡 포도 재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멘도사(Mendoza) 지역은 여름에 고온건조하고, 밤에는 인근 산맥에서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며 안데스 산맥의 융수 덕분에 관개 용수가 풍부합니다. 최대 1,680m 해발고도의 고온 건조한 기후는 포도 껍질을 두껍게 만들어 과실을 완전히 익히고 탄닌 함량이 너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이처럼 유리한 기후 조건 덕분에 많은 포도원들이 화학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 포도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자두, 건포도, 카시스, 블랙베리, 감초, 다크 초콜릿, 제비꽃 향이 나는 단단하고 속이 꽉 찬 포도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텍스트: Rainer Meier
추천 와인:
보데가 피에드라 네그라(Bodega Piedra Negra)(멘도사, 바예데우코(Mendoza; Valle de Uco)):
2013년산 말벡 리저브(Malbec Réserve) + 2011년산 그란 말벡(Gran Malbec)
보데가 베네가스(Bodega Benegas)(멘도사, 바예데우코 + 구알탈라리(Mendoza; Valle de Uco + Gualtallary)):
2014년산 후안 베네가스(Juan Benegas), 2012년산 Malbec Estate + 2012년산 린쉬 말벡(Lynch Malbec)